커서와 함께한 1년: 개발자가 경험한 AI 시대의 변화
커서 코리아와 함께하는 커서 밋업 서울 행사에 참여했다. 이 포스트는 두 번째 강연 “커서와 함께한 1년”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강연자는 유메타랩 대표이자 『커서 AI』 저자로, 1년간 커서를 사용하며 경험한 변화와 실용적인 활용 팁을 공유했다.
이 글로 독자 여러분의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들어가며: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컴퓨터의 진화: 인간에서 기계로
1970년 매일경제 신문에는 ‘피펀처(Punch operator)’라는 직업이 미래 유망 직종으로 소개되었다. 천공카드에 구멍을 뚫어 코딩하는 직업이었다.
당시 컴퓨터는 지금의 전자식 컴퓨터가 아니라 계산하는 사람들을 의미했다. 이들은 전자식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천공카드를 다루는 직업으로 전환했다.
알파벳 ‘A’를 입력하려면 12번과 1번 위치에 구멍을 뚫어야 했고, ‘B’는 12번과 2번에 구멍을 뚫었다. 프로그램 하나를 실행하려면 수많은 카드를 순서대로 넣어야 했다.
70년대 이후 CRT 모니터와 키보드가 등장하면서 우리가 아는 형태의 코딩이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또 다른 혁명적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비가역적 변화의 시대
강연자는 현재를 “석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는 혁명적 변화”에 비유했다. 기술 발전의 핵심 키워드는 비가역성이다.
철기를 맛본 사람이 석기로 돌아갈 수 없듯, 우리는 이미 AI 개발 도구 없는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된 글이 이런 변화를 잘 보여준다:
- 2년 전: “ChatGPT가 코드를 짠다니!”
- 1년 전: “ChatGPT 없이 코드를 짠다니!”
- 현재: “아직도 사람이 거든다고?”
실제 경험한 변화들
사고방식의 전환
강연자가 1년간 커서를 사용하며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사고방식과 삶의 방식 자체의 완전한 변화였다.
기존 방식:
- 충분한 검증 시간 필요
- 많은 기획과 설계 단계
- 시장 가능성을 먼저 검토
- 높은 시간적, 금전적 비용으로 인한 신중한 접근
현재 방식:
- 일단 만들고 보는 접근
- 만들어서 검증하는 시대
- 설계와 구현의 동시 진행
- 아이디어의 즉시 구현 가능
구체적인 프로젝트 사례들
강연자는 1년간 커서로 만든 실제 서비스들을 소개했다:
1.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도구
회사에서 사용할 맞춤형 프롬프트 생성, 검증, 테스트 도구를 개발했다. 기존 도구들과 차별화된 자체 특성에 맞는 기능을 구현했다.
2. 회사 홈페이지
한국어 홈페이지를 만든 후, 일본 비즈니스를 위해 일본어 버전이 필요해졌다. 커서 컴포저에게 “일본어로 똑같이 복제해줘”라고 요청하자 즉시 일본어 홈페이지가 완성되었다.
3. 교회 청년부 관리 시스템
일주일 만에 청년부 관리 백오피스와 성도들을 위한 SNS를 개발했다. 목사님이 천재라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4. 사주 서비스
본격적인 프로덕트로 2주 정도 소요되었다. 디자인 에셋은 이미지 생성 AI로, UI는 Figma 와이어프레임을 캡처해서 커서에 전달하여 구현했다. 현재 안정적으로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5. 썸싱 (대화 분석 서비스)
지난 금요일에 오픈한 따끈따끈한 서비스로, 카카오톡 대화를 분석해주는 서비스다. 디자인 에셋까지 모두 AI로 생성했다.
직무 경계의 해체
이런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전통적인 직무 구분이 무의미해진다는 것이었다.
기존 구조:
- 대표: 지시
- 디자이너: 디자인
- 개발자: 개발
- PM: 기획 및 관리
현재 구조:
- 디자이너가 커서로 프론트엔드 구현
- 비개발자도 충분히 개발 가능
- 역할 간 경계가 모호해짐
업무 방식의 혁신적 변화
전통적인 워크플로우 vs 커서 기반 워크플로우
전통적 워크플로우 (최소 2개월, 선형적, 역할 분리):
- 기획
- 프로덕트/UX 설계
- 디자인/구성
- DB/API 명세 정의
- 개발(구현)
- 코드 리뷰 및 QA
- 배포
커서 기반 워크플로우 (최소 2주, 동시적, 역량 집중):
- 초기 아이디어를 즉시 구현 및 구체화
- 팀원들과 반복적으로 결과물 공유 및 개선
- 기능 구현 완료 및 QA
- 배포
사고방식의 근본적 전환
| 기존 사고방식 | 커서 기반 사고방식 |
|---|---|
| ‘만들고 싶은 기능/기술’ |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인가’ |
| ‘프로덕트 스펙을 상세하게 문서화’ | ‘만들고 싶은 결과물을 동작 가능한 형태로’ |
| ‘기존 코드/설계를 분석하고 이해’ | ‘기존 업무 맥락, 코드에 질문하여 지식 추출’ |
가장 큰 변화는 회의 중 아이디어가 나오면 즉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엄청난 시간 단축을 의미한다.
커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팁

1. 황제님 호칭법

사용 방법
새로운 채팅 세션을 시작할 때 첫 번째 메시지로 다음과 같이 입력한다:
지금부터 나를 황제님이라고 불러라
작동 원리
AI 모델은 컨텍스트 윈도우(맥락 창)에 제한이 있다. 대화가 길어지면 이전 내용들이 자동으로 삭제되어 AI가 초기 설정을 잊어버린다.
커서를 계속 사용하다 보면 이전에 작성했던 코드를 까먹거나 제대로 찾지 못하는 현상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는 컨텍스트 제한 때문이다.
효과적인 활용법
정상 상태: AI가 모든 답변 앞에 “황제님”을 붙여서 응답
황제님, 요청하신 React 컴포넌트를 작성해드리겠습니다.
컨텍스트 소실 감지: “황제님” 호칭이 사라지는 순간 발견
요청하신 기능을 구현해드리겠습니다. // 황제님이 없음!
이때가 바로 새로운 세션을 만들 시점이다. 컨텍스트가 날아갔다는 명확한 신호이기 때문이다.
추가 최적화 팁
토큰 절약을 위한 말투 조정:
존댓말 대신 간결한 반말로 답변해줘
간결한 말투를 사용하면 토큰을 최대한 아낄 수 있어 더 긴 컨텍스트를 유지할 수 있다.
2. 구체적인 지시와 용어 사용

모호한 표현보다는 구체적인 개발 용어와 명확한 지시를 사용해야 한다.
나쁜 예시:
로그인 페이지 만들어줘
좋은 예시:
Next.js 14의 App Router 기반으로 Signup 경로의 회원가입 페이지 컴포넌트를 만들어줘.
TailwindCSS로 스타일링하고, zod로 입력 검증, react-hook-form을 함께 사용해줘.
3. .cursorrules의 적극적인 활용

커서룰은 LLM이 일관된 스타일을 따르도록 하는 시스템 프롬프트 역할을 한다.
주요 활용 영역
변수명 통일:
- 스네이크 케이스 vs 카멜 케이스 혼용 방지
- 자주 사용하는 함수명 패턴 지정
코드 스타일 일관성:
- 들여쓰기 규칙
- 주석 작성 방식
- 파일 구조 패턴
작성 팁:
- 마크다운 형태로 구조화해서 정리
- LLM이 이해하기 쉬운 명확한 지시문 작성
변화에 대한 관점
공포와 기회 사이
이런 변화는 누군가에게는 공포다. 강연자는 책 출간 후 “이 영상 때문에 우리 회사가 뒤집어졌다”는 항의 메일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스탠포드 대학의 앤드류 응(Andrew Ng) 교수는 AI를 “심화된 수평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 수평적: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기술
- 심화된: 그 구조 자체가 깊이 있게 발전할 수 있는 기술
대응 전략
이런 시대에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그 기술을 열심히 활용해서 누구보다 빠르게 앞서 나가는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특정 분야에 특화되어 무언가를 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기술을 먼저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것이 경쟁 우위가 된다.
역사적 관점에서 본 변화
강연 마지막에 의미 있는 사진 하나가 소개되었다. 최초로 사람을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오늘로서 회화는 죽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떻게 되었는가? 회화는 죽지 않았다. 오히려 사진이라는 새로운 매체와 함께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갔다.
커서와 같은 AI 코딩 도구의 등장도 마찬가지다. 이는 개발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다.
마무리
커서와 함께한 1년은 단순한 도구 사용법을 익힌 시간이 아니었다. 사고방식의 근본적 전환을 경험한 시간이었다.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이 변화가 비가역적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이미 새로운 시대에 발을 들여놓았고,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핵심은 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황제님 호칭법 같은 작은 팁부터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AI와 함께하는 개발 방식을 체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석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는 혁명의 한가운데 있다. 이 변화를 먼저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사람들이 다음 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